돈이 나에게 주는 것 · 유형 소개
돈은 내일이 조금 흔들려도 오늘을 지켜 주는 울타리. 남겨 둔 몫에서 힘을 얻는 사람.
남겨 둔 몫이 있어야 오늘이 편해지는 사람이에요.
이 타입에게 돈은 원하는 걸 손에 넣는 수단이기 전에, 오늘을 둘러싼 튼튼한 울타리예요. 뜻밖의 돈이 생겨도 장바구니보다 '여기서 얼마를 남겨 둘까'가 먼저 떠오르지요. 그 몫이 자리를 잡고 나서야 나머지 돈도 제 쓸모를 찾는다고 느껴요.
그렇다고 즐거움을 미루는 사람은 아니에요. 울타리가 단단하게 서 있을 때 비로소 마음 놓고 웃고 떠들 수 있다는 걸 잘 알 뿐이지요. 바닥을 먼저 다져 두는 건 그 위에서 신나게 놀기 위해서랍니다. 그 울타리 안에는 나뿐 아니라 곁의 사람들 자리도 늘 넉넉히 마련되어 있고요.
친구들과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 타입은 숙소를 고르기 전에 조용히 한 가지를 먼저 따져 봐요. 돌아와서 한 달을 지낼 몫이 남아 있는지요. 그 답이 서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누구보다 신나게 계획에 끼어들지요.
여행지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써도 되는 만큼이 미리 정해져 있으니 맛있는 걸 고를 때 망설임이 없고, 일정이 틀어져도 "괜찮아, 다른 데 가 보자" 하고 웃어넘겨요. 일행이 "너 오늘 왜 이렇게 들떴어?" 하고 물어도 웃고 말지만, 사실 출발 전에 바닥을 다 다져 놓은 덕분이에요. 집에 돌아와 남겨 둔 몫이 그대로 있는 걸 확인하는 순간까지가, 이 타입에게는 여행의 마지막 장면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