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다툴 때 나는? · 유형 소개
마음이 뜨거워지면 잠깐 쉬어 가기, 차분해진 뒤 다정하게 돌아오는 사람.
뜨거워진 마음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분해진 목소리로 돌아오는 사람이에요.
말이 빨라지고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 이 유형은 오히려 말을 아껴요. 화가 난 순간에 꺼낸 말은 진짜 마음보다 훨씬 날카롭게 나간다는 걸 알거든요. 그래서 감정이 올라온 자리에서는 결론을 내지 않고, "잠깐 쉬었다가 얘기하자"는 말을 먼저 꺼내지요.
이 유형에게 쉬어 가는 시간은 멀어지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에요. 동네를 한 바퀴 걷거나 물 한 잔을 마시면서 내가 정말 속상했던 게 무엇인지 차근차근 떠올려요. 마음이 가라앉으면 연인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고 먼저 다가가 다시 이야기를 꺼내요. 거리를 둘 때도 언제 다시 얘기할지 알려 두는 편이라, 쉬어 가는 동안에도 둘 사이의 끈은 느슨해지지 않는답니다.
퇴근길 통화에서 연인이 지난 주말 일을 다시 꺼냈어요. 몇 마디 오가는 사이 둘 다 말끝이 조금씩 날카로워져요. 이 유형은 여기서 한 박자 멈춰요. "지금 이대로 얘기하면 서로 더 속상할 것 같아. 집에 가서 씻고 아홉 시쯤 다시 전화할게."
전화를 끊고 나서는 그냥 시간을 보내지 않아요. 걸으면서 아까 들은 말을 다시 떠올리고, 연인이 왜 그 일을 꺼냈는지, 나는 어느 대목에서 마음이 상했는지 하나씩 정리하지요. 약속한 아홉 시가 되면 먼저 전화를 걸어 "아까는 내가 말을 세게 했지. 다시 차근차근 얘기해 보자" 하고 말을 열어요. 한숨 돌린 뒤의 대화는 아까보다 훨씬 부드럽게 흘러가요.